뭔가 리뷰
-
거인 / 김태용뭔가 리뷰 2018. 11. 7. 01:56
이 영화에는 제대로된 집도 어른도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에게 가장 가까운 의미로써의 집이란 ‘가정을 이루고 생활하는 집안’이다. 또한 어른이란, ‘다 자란 사람, 또는 다 자라서 자기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런 의미에서 ‘거인’이라는 영화 제목은 이중적인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하나는 육체적인 거인이고, 다른 하나는 상징적인 거인이다. 보육원의 어린 아이들 속에 영재는 거인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곳의 아이들과 다름없이 영재 역시 보호 받아야 할 아이다. 마음이 다 자라지 않았기에 거인으로서 살아간다는 것은 버겁다. 하지만 거인에게 집은 너무 작고, 올려다 봐야할 어른도 없다. 보호해줄 수 있는 곳도, 가르치고 보살펴줄 존재도 없는 것이다. 영재는 거인인 채로 살아갈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
셰이프 오브 하트 / 기예르모 델 토로뭔가 리뷰 2018. 11. 7. 01:55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그래서인지, 너무 기대하고 갔다.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을 처음 알게 된 게 였는데, 그 작품이 남긴 이미지가 너무 강한 걸까. 이번 에서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이전 작품들에 비해서 굉장히 다듬어지고 노련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내가 실망한 건, 내 머릿속에서 이루어진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에 대한 갖은 기대감 때문이었다. 이 감독이 소수자들의 사랑에 대해서 말 한다고? 그렇다면 이번엔 얼마나 압도적인 이미지와 강렬한 스토리로 전율을 일게 할까. 를 보기 위해 극장에서 자리에 앉았을 때 내 생각이었다. 그러니까, 나는 조금 더 매니악적인 것을 좋아하나 보다. 에서도 그랬고 에서도 그랬고, 이 감독에게는 드러날 듯하다가 결국에는 감추고야 마는 '광적인' 부분이 있다. 현실이 가..
-
덩케르크 / 크리스토퍼 놀란뭔가 리뷰 2018. 11. 7. 01:53
솔직히, 영화의 메시지가 명확해서 내가 첨언할 말이 없다. 이 영화는 '생존'에 관한 영화다. 동시에 희망에 관한 영화며, 살아있는 이들에 대한 영화다. '생존이 승리다' 이보다 적확하게 영화의 메시지를 함축할 문장은 없어보인다. 영화는 해안에서의 일주일, 바다에서의 하루, 하늘에서의 1시간을 다루고 있다. 그곳에서 생존한 이들이 전쟁을 보는 시점을 병렬적으로 보여주면서, 결국에 하나의 시퀀스로 묶이게 된다. 감독이 세 가지 시점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는 아마 사실감이었을 것이다. 사실감, 이라기보다는 실제감, 그보다는 현실이라는 단어가 알맞을 것 같다. 현실. 영화를 보는 관객은 어쩔 수 없이 스크린 안에서 영화를 봐야만 한다. 대개 하나의 주인물과 배경을 쫓아가는 이야기는 그 시점에서 정보를 받아들이..
-
프라미스드 랜드 / 구스 반 산트뭔가 리뷰 2018. 11. 7. 01:52
미니어처 말은 영화 초반부터 반복되어 온 쇼트이다. 스티븐과 수는 이 작은 말에 대해서 계속해서 의문을 가진다. 멀리 있긴 하지만 확실히 작은, 심지어 염소와 크기가 그리 차이가 나지 않는 말. 영화 후반부에 개량된 미니어처 말이라는 것을 프랭크가 밝힌다. 자식들에게 물려줄 땅이 훼손되는 것을 염려하는 프랭크조차도 돈에서 자유롭지 않았기에 기른 것이다. 인간의 편의와 자본의 효율에 따라 바꾸어버리는 것은 비단 땅 뿐만이 아니라 생명체도 마찬가지 인 것. 만약 이대로 간다면, 후세인들이 지금 우리가 아는 말과 같은 말을 볼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스티븐(맷 데이먼)은 글로벌 회사의 부사장이다. 영화상에서 그 부사장이라는 지위가 글로벌이라는 회사 전체의 부사장인지, 특정 지부의 부사장인지 ..
-
라라랜드 / 데이미언 셔젤데뭔가 리뷰 2018. 11. 7. 01:50
결말이 주는 씁쓸함 역시 여운이 컸지만, 역시나 가장 큰 인상은 미아(엠마 스톤)이 부른 'The fools who dream'이다. And here's to the fools who dream Crazy, as they may seem Here's to the hearts that break Here's to the mess we make 그리고 여기 꿈을 꾸는 바보들을 위하여아마도 그들이 미친 것처럼 보일지도 모르죠여기 이 바보들의 부서진 마음을 위하여여기 우리가 망친 것들을 위하여 이 부분에서 울컥했고, 이 부분의 멜로디나 가사가 계속 머릿속에 맴돈다. 이 영화는 예술가들을 위한 영화이다. 자기 속에 있는 무언가를 표현하기 위해, 그리고 그것을 표현했을 때 받게 될 주목과 찬사와 평가들을 위해 고민..
-
로건 / 제임스 맨골드뭔가 리뷰 2018. 11. 7. 01:49
정말 이 영화는 꼭 보고 싶었다. 주머니가 가벼운지라 웬만해서는 극장보다는 한 철 간 영화를 왓챠플레이나 넷플릭스에서 몰아보는 편인데, 이건 할인도 안 받고 만 원 고스란히 내고 봤다. 이 영화가 담보하는 것은 현실성이었다. 초능력을 가지고 있는 돌연변이들이 인간들의 배신과 핍박에도 불구하고 세상을 구하는 영웅적인 서사가 아니라, 돌연변이 이전에 하나의 무력한 인간으로서, 심지어 소외되고 추방되고 섞이지 못하는 인간으로서의 로건을 영화는 그려냈다. 이제는 알츠하이머에 걸려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찰스 자비에(프로페서가 대명사)를 봤을 때부터, 아마도 관객들은 '도대체 어떻게 된거야?' 하고 억 소리를 냈을 것이다. 돌연변이들의 일탈을 막고, 보호하고, 그들의 능력이 바른 쪽으로 사용되도록 언제나 이끌어주던 ..
-
모아나뭔가 리뷰 2018. 11. 7. 01:48
모아나는 끊임없이 자신이 누구인지 묻는다. 그녀의 아버지는 절대 암초밖으로 나가서는 안 된다고 단단히 일러둔다. 하지만 그녀는 계속 바다로 나가고 싶어한다. 그런 그녀를 인정하는 것은 할머니 뿐이다. 할머니는 그녀가 무엇을 원하는지 누구인지 알고 있다. 그래서 그녀에게 조상들의 항해를 알려주고 어째서 바다에 나가지 않게 된 것인지 알려준다. 모아나가 조상들의 배를 모아둔 동굴에 들어갔을 때, 어쩐지 그녀의 모습이 익숙했다. 모래 위에 서 있는 한 척 한 척의 배들을 보며 기대 가득한 모습이 지식을 추구하고 어디론가 나아가려고 하는 사람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이 영화는 인간 역사와 미래의 근간으로 한 궤를 같이 하고 있다. 그건 개척과 정체성이다. 우리는 다들 저마다의 분야에서 배를 타고 항해하기를 ..
-
웨스트 월드 (드라마)뭔가 리뷰 2018. 11. 7. 01:47
예전에 나왔던 웨스트월드를 각색해서 다시 만든 드라마다. 보다 철학적인 담론을 하고 있으며 결말의 반전에는 전율이 일었다. 이 드라마는 HBO에서 주로 밀고 있는 같이 인생사 새옹지마, 인간사의 생로병사를 다루는 이야기하고는 조금 다르다. 인간의 삶이라기 보다는 인간의 본질에 대해 묻고 있는 이야기다. 인간이 로봇보다 인간다운가, 로봇에게도 인간만큼의 의식이 있다면, 그것이 인간보다 진일보한 의식이라면, 인간은 어떻게 할 것인가, 어떻게 될 것인가? 우리는 인간이라는 이유로 인격과 인권과 존엄과 우월성과 사물에 대한 소유권과 욕망을 정당화하고 합리화시킨다. 고등한 정신동물이니까 그럴 권리가 있다고 믿는다. 이것은 단순히 인공과 자연, 인간과 지구상 인간 외의 다른 존재를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것이 아니다...